"학부 때 수업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저 스스로 의류를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소비하는 고객이기도 했기 때문에 옷을 만들면서, 동시에 버려지는 폐기물을 다시 재료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보자고 한 것이 지금의 몽세누를 창업한 계기가 됐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 '미니멀 패션' 등을 키워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브랜드 '몽세누(MONTSENU)'의 박준범 대표. 그는 거실에서 바다가 보이는 고향에서 20년간 자라며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간 소셜벤처 창업자다.
몽세누의 제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소셜벤처 제품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에서 벗어난다. '디자인이 떨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저렴하지 않을까?'. 한마디로 몽세누 의류제품은 디자인이 예쁘지만 싸지 않다.
몽세누의 제품은 특히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옷 재료 중 65%가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다. 블루종, 후드 등이 대표 제품이다. 가격이 10만 원 중후반대. 그는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한 날에도 폐기물을 수거하러 인천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등의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 브랜드가 최근 많이 늘고 나는 추세에 대해 "업사이클링 의류 브랜드가 느는 것은 시장 확대와 산업 영향 등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관련 경쟁업체를 묻자 그는 "파타고니아라는 회사를 너무 좋아하고 그들의 정신과 철학을 존경하며, 개인적으로 언젠가 규모에 있어서 파타고니아를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을 남몰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6층 남성 부띠크/컨템포러리 존에서 팝업스토어를 10일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신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기도 했고 우아함이라는 가치를 가진 몽세누라는 브랜드를 제대로 소개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며 "판매도 괜찮은 결과를 만들면서 가능성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몽세누의 팬들, 고객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몽세누만의 쇼룸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하는 매출을 달성하고 그에 맞는 기부를 하는 것도 하반기 목표다. 여름 컬렉션, 가을 컬렉션, 가방, 겨울 컬렉션 등 신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할 예정이고 이 제품들은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 쇼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재밌는 콜라보레이션이 예정돼 있다"고도 귀띔했다.
그는 "우리 회사만의 핵심가치에 대한 고민을 부쩍 많이 하고 있다"며 "함께 협력하고 싶을 정도로 한 영역에서 확실한 가치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를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하든 우아하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의류시장이 위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악조건일수록 더욱더 우아하고 좋은 제품 그리고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극복방안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시장이 회복되는 것이나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는 것들을 고려하는 것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겠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고 좋은 브랜드들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며 "몽세누도 덤덤하게 본질적인 가치를 키워나가고 회사를 키워나가는 것이 위기 극복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몽세누는 꿈 '몽(夢)'과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새누(세누)'의 합성어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라는 뜻이다. 박 대표가 직접 작명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몽세누가 꿈꾸는 세상은 디자인과 기술로 환경이나 사회가 완전한 지속가능성을 가지는 세상이다.
▶▶ He is…
△2019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졸업 △2020년 카이스트 SE MBA 입학 △2012년 V for voting 창립멤버 △2017년 소셜벤쳐 MZT 창업 △2017년 몽세누 창업 △2018년 덴마크 코펜하겐 P4G 정상회의 한국대표 & 젊은 기업가 선정
[윤원섭 기자 / 김지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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