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0시01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악산 산 속에서 사망한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동시에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선 후부터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박 시장 행적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금까지 경찰 발표와 매일경제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44분 검정색 등산복 차림에, 검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10시53분 성균관대 후문 근처의 와룡공원에 도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택시를 타고 이 곳까지 이동했다.
와룡공원은 혜화문에서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 백악구간(4.7km)의 초입에 위치한다. 와룡공원에서 밀바위 안내소를 지나 숙정문까지는 총 1.1km 구간으로 아주 완만한 경사를 보인다. 숙정문은 한양도성 4대문(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 중 하나로 북대문이다. 숙정문 정문 안내소에서는 오른쪽에 있는 삼청각으로 갈 수도 있고, 일면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등산로를 따라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으로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한양도성길 와룡공원에서 숙정문으로 가는 초입. [차창희 기자]
소방당국 관계자는 "박 시장이 평소에도 와룡공원 북쪽 한양도성 산책길을 종종 찾았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실제로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숙정문과 팔각정 사이로 한양도성 산책길을 벗어난 곳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은 "숙정문과 팔각정 가운데 지점에서 박 시장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일대에서 박 시장 시신을 수습한 경찰은 숙정문 안내소를 거쳐 10일 오전 3시30분께 연건동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생전 박 시장은 한양도성 복원과 보존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사적 10호로 지정된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권위를 드러내고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곽이다. 평균 높이는 약 5~8m, 전체 길이는 약 18.6km에 이른다. 일주하는데 대략 10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 한양도성 내부를 녹색교통지역으로 지정해 노후 경유차 운행도 제한하고 있다. 당시 박 시장은 "한양도성을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주인인 지역으로 바꾸는 조치"라며 서울시민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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