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양산 쓰세요. 양산 무료로 빌려드려요"
폭염도시 대구에 전국 최초로 '양산 무료 대여소'가 등장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을 이기기 위해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양산 쓰기를 일상화하기 위해서다.
양산 대여소는 대구지역 주요 관광지에 설치됐다. 동성로(대구백화점)와 김광석길(관광안내소), 두류공원(2.28기념탑 관광정보센터), 이상화고택(관광안내소), 3.1운동계단(관광안내소), 달성공원(출입문앞) 등 7곳에 마련됐다. 또 도시철도 3호선 역사 3곳(청라언덕역 수성구민운동장역 매천시장역)과 구군 주민센터 등에서도 양산 대여를 할 수 있다. 양산은 대여소에 비치된 관리대장에 성별, 연령을 작성 후 이용하면 된다. 반납은 대여소가 설치된 곳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는 약 10도 정도 낮춰주고 자외선차단, 피부암 및 피부질환예방, 탈모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다.
햇볕을 가리는 양산은 18세기에 발명된 우산에서 유래됐다. 우산을 처음 발명한 영국의 조나스 핸웨이는 비가 오는 날 뿐 아니라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우산을 항상 썼다. 하지만 당시 우산은 나약한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간주됐고 귀족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취급됐다.
이런 편견과 멸시에도 불구하고 조나스 핸웨이는 평생 우산을 쓰고 다녔고 이후 그 편리성과 필요성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남녀 모두 사용하게 됐다.
이처럼 우산은 대중화 됐지만 햇볕을 가리는 양산은 지금도 남성에게는 대중화되지 못했다. 남성과 젊은층에서 양산을 쓰지 않는 이유는 거추장스러을 뿐만 아니라 주변시선과 체면, 여성들만 쓰는 제품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이런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양산업체들도 남성과 젊은층의 의견을 반영해 양산 쓰기 대중화를 위한 신규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대구시는 관계자는 "양산쓰기는 자연스러운 거리두기 실천이 가능해 코로나19와 폭염 극복을 위한 최고의 대안"이라며 "남녀 구분없이 양산쓰기 일상화가 정착 되길 바란다"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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