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이 용기를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육군 제20기갑여단 번개대대에서 전차장으로 근무하는 32살 이정주 중사와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항공정비전대 44살 김덕중 상사는 최근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각각 기증했습니다.
어제(6일) 육군에 따르면 이 중사는 2008년 초 부사관에 막 입관했을 때 헌혈에 참여했다가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저조해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간호사의 설명을 듣고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습니다.
12년이 흐른 지난 1월 23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유전자가 일치한 환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는 '환자분이 얼마나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증에 최종 동의했습니다.
이 중사의 아내도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일이고,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격려했습니다.
'피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혈액암 환자의 건강을 되찾게 하는 큰 희망입니다. 그러나 비혈연 관계에 있는 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2만 분의 1 정도로 기증 대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중사는 언젠가 소중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간 규칙적인 운동과 철저한 식단 관리를 해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대 생활이 제한되었지만, 부대는 이 중사가 기증할 때까지 건강검진과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는 이번 기증을 하는 과정에서 교통비까지 백혈병 환우 모임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 중사는 "환자분이 용기를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시길 기도하겠습니습니다. 저도 건강하게 잘 회복해 다시 전우들 곁으로 돌아가 전차장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공군 김 상사는 혈액암 중 하나인 만성 골수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습니다.
1998년 5월, 하사로 근무하던 당시 헌혈을 하던 중 우연히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고, 곧바로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에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습니다.
22년의 세월이 흐른 작년 5월,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전남의 한 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 촉진제 주사를 맞고 이달 2일 조혈모세포 채취 수술을 통해 혈액암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습니다.
김 상사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분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기쁨으로 주저하지 않고 기증을 결심했다"며 "환자분이 용기를 잃지 마시고,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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