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699명으로 전국 확진자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6442명)와 경북(1257명)이 예방적 코호트 격리(출입구 봉쇄 격리) 여부에 따라 집단시설 내 대규모 감염을 막는데 희비가 엇갈렸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하지 못한 대구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반면 경북도는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전격 실시해 집단감염 사태를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관내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생활시설 394곳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모두 23곳으로 전체의 6%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요양병원 67곳 중에서는 16% 가량인 11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한사랑요양병원은 입원환자 71명 등 93명이 집단감염됐고 달성군 대실요양병원은 환자 54명 등 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신요양병원에서도 환자 23명 등 35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되는 등 요양병원 곳곳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다. 동시다발적인 집단감염은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하지 못한 데 1차적인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는 면역력이 약하고 고령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 외부 출입을 막고 2주간 격리를 하면서 사전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대구지역 요양병원들은 대구시의 예방적 코호트격리 요청에 단 한 곳도 동참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대구시는 고위험시설로 지목된 요양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관내 요양병원에 공문을 보내 '예방적 코호트 격리 희망 신청서'를 접수받았지만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결국 이달 초 하루 추가 확진자만 200~300여명에 달하던 대구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병원들의 안이한 대응과 감염 불감증이 집단감염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북도는 선제적인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면서 집단생활시설 내 대규모 감염을 막았다. 지난 9일 경북도는 집단생활시설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자 집단생활시설 564곳에 대해 2주간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전격 단행했다. 이 결과 경북에서는 실시 전에 확진자가 나왔던 4개 시설(푸른요양원, 서린요양원, 참좋은재가센터, 엘림요양원)을 제외한 나머지 560곳은 격리 기간이 끝난 지난 23일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경북도는 코호트 격리 조치 결정을 내리자 수많은 항의 전화와 민원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경북노동인권센터도 이같은 조치에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비난을 했지만 결국 예방적 코호트 격리가 집단감염 차단의 해법이란 걸 증명해 보였다. 코호트 기간 중 상주 보림요양원에서는 격리된 조리원의 남편 제사를 직원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고 울진노인요양원에서는 이미용 자격증 소지자들이 어르신 80명에게 이미용 봉사를 실시하는 등 서로를 돕고 위로하는 미담사례도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줬다. 2주간의 격기 내내 시설에는 응원 메시지와 심리지원, 생필품 후원 등이 이뤄졌고 육아와 맞벌이 부부, 부모봉양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종사자는 시설장과 면담을 통해 외부근무자로 전환하는 등 유연한 대처도 돋보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와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책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널리 이해해줘서 감사하다"며 "시설 종사자들의 헌신과 희생이 합쳐져 더욱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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