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부족으로 입원 대기 중이던 70대 고령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지역별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면 병상 부족에 따른 이런 병목현상이 계속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환자를 위중도에 따라 분류해 병상을 배정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3분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대기 중이던 74세 남성이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이 남성은 이송 과정에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 도착 후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호흡 곤란으로 오전 9시께 끝내 숨졌습니다. 국내 13번째 사망자입니다.
신천지 교인인 이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로 25일 신속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환자는 고령에다가 20년 전 신장이식을 받는 등 지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구에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들이 연일 수백명 단위로 발생하면서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상태로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환자는 약간의 발열이 있었지만, 하루 두 차례 보건소 직원의 전화 체크만 받았을 뿐 의료진의 특별한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병실 부족으로 지병에다 고령이라는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가 숨지는 사례가 나오자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사망 원인 중에 염려하던 이유가 사망원인이 되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코로나19 검사물량이 대폭 늘었고 이에 따라 확진자 숫자가 일시에 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334명 추가 발생했는데, 이 중에서 대구·경북 환자가 311명(대구 307명·경북 4명)에 달했습니다.
국내 확진자 총 1천595명에서 대구 누적 확진자는 1천17명으로 1천명을 넘어섰습니다. 경북 누적 확진자는 321명이며, 대구·경북 누적 확진자는 1천338명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목현상으로 입원이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지역별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자체별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하는 한편,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적절하게 나눠서 중증환자 우선으로 입원 치료를 받도록 지침을 만들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나눠 경증 환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중증환자는 국가지정 음압 병상 등으로 각각 이송해 적절한 진료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서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를 확정하고 가능한 한 이날부터 이런 환자 분류 기준에 따라 지자체가 병상배정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대구처럼 특수한 상황에 있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될 수 있으면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병상확보, 인력확충 등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중증환자들을 입원 치료하는 국가격리음압병상(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은 매우 제한적인 의료자원인 만큼 국립중앙의료원의 통제 아래 방역 당국이 중앙 단위에서 지역별로 이용 가능한 병상을 연결하고 배정하기로 했습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지금 단계에서 대구와 같이 대규모 감염이 이미 발생한 지역에서는 중증환자, 위중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통한 사망자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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