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할 경우 한국의 관광 수입이 20억달러(2조4천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오늘(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내 조업단축과 수출 및 내수둔화, 관광위축 등의 경로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해외 관광 위축에 따른 효과입니다.
한국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39%(2019년 11월 기준)에 달합니다. 1인당 지출 경비 역시 평균 1천887달러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인 1천342달러를 훌쩍 웃돕니다.
이 때문에 유커가 감소할 경우 유통업은 물론 숙박·음식점업의 매출에 직접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과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에는 한국을 찾은 유커 수가 4.9% 감소했지만,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2003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상황인 만큼 감소 폭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양평섭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600만명 가까이 늘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광객 수가 15% 감소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 경우 100만명 가까이 감소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커가 100만명 감소했을 때 한국의 관광수입은 약 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외에 중국의 수출 둔화에 따른 대중 중간재 수출 둔화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중간재 수출 가운데 중국 의존도는 28.2%에 달합니다.
또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에 따라 중국이 대미 수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제품이 한국산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수 둔화에 따른 대중 소비재 수출 둔화나 조업단축에 따른 중국산 부품 조달 영향도 있겠지만 이 경우 영향이 미미하거나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대응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습니다.
보고서는 "신종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화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사업지속계획(BCP)을 수립해야 한다"며 "평상시에 글로벌 밸류체인을 보완·대체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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