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가족 명의로 의약품도매상을 차렸다.
이후 병원 6곳에서 발행한 요양원 77개소 환자의 약 처방전을 한데 모아 특정 약국에서 조제하게 한 뒤 배달까지 했다.
처방전에는 A씨가 취급하는 약품이 들어있어 A씨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적지 않았다.
A씨가 여러 병원의 처방전을 특정 약국으로 몰아주는데 있어 의사, 병원 직원, 약사의 도움이 있었다.
A씨는 병원 6곳에 요양원 77개소의 진료를 알선한 뒤 그 댓가로 병원으로부터 자신이 취급하는 의약품 등이 포함된 처방전을 넘겨받았다.
의사와 병원 직원이 요양원 환자 982명의 전자처방전을 환자 동의 없이 넘겨준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질병분류기호, 처방의약품 명칭 등 개인정보 수천건이 유출됐다. 의료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위법 사항이다.
전자처방전을 독점한 약사는 환자와의 대면, 복약지도 없이 약을 조제하고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국 개설자와 의약품판매업자가 허가 받은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면 약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비리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의료기관과 약국, 의약품 도매상간 담합행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담합에 가담한 병원은 서울 3곳, 인천 2곳, 강원 1곳이며, 약국 1곳과 약국 도매상은 경기도에 있다. 의약품을 배달받은 요양원은 서울 31곳, 경기 30곳, 인천 13곳, 강원 3곳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의사 6명, 병원직원 1명, 약사 1명, 의약품 도매업자 1명 등 9명을 의료법, 약사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의료기관과 약국, 의약품 도매상의 불법 담합행위로 부당이득이 발생하고, 환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면서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의약품 불법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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