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한 학생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문제지 보관장소에 침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A 군이 지난달 17일 새벽 기숙사를 나와 수학 과목 시험지를 보관 중인 본관 5층 담임교사 연구실에 침입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 규정에 따라 학생은 점호를 마치고 자정 이후 기숙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특히 시험 기간을 앞두고 시험문제를 출제하거나 문제지를 보관하는 교사연구실에 학생들이 찾아가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학교 측은 A 군이 기숙사를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됐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 군이 교사연구실을 무단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A 군은 같은 날 오후에도 5층 수리정보과학부실에 침입했다가 당직 근무 교사들에게 현장에서 적발됐다. 학교 측은 A 군이 과잉행동 장애와 심한 불안 증세를 보여 학부모에게 인계하고 지난 2일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두 차례 무단침입만 했을 뿐 시험문제지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접근이 금지된 장소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A 군에게 수업권이 박탈되는 특별교육 이수 10일을 명령했다. 또 장학금 자격 상실과 해당 과목(수학) 0점 처리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이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사건 발생 한 달이 되도록 학교 구성원 대부분이 처분 결과를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6월 말에 과학영재축제 행사가 있었고 곧이어 여름방학이 시작돼 징계 절차가 늦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학교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도에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03년 영재학교로 출범해 2009년 KAIST 부설 학교로 지정된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과학영재학교다. 해마다 전국에서 120∼130명을 선발하는 이 학교는 KAIST 첨단시설과 교수진을 활용하고 KAIST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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