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사고책임자 7명을 입건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9일 건축주·감리·철거업체 관계자 등 7명을 입건해 철거과정의 과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초경찰서 측은 "강력팀, 지능팀 등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지금까지 13명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사역 인근 철거공사 중이던 건물이 붕괴돼 차량 4대가 매몰되고 차량 안에 있던 1명이 사망,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한 여성 이 모씨(29)는 예비신랑과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전 건축주와 건축사 직원 등이 참여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다"라는 대화가 오고 갔지만 이에 대한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건축주 등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철거공사 감독의 책임이 있는 감리인의 안전관리 소홀 문제도 드러났다. 공사 감리자인 정 모씨(87)는 경찰 조사에서 "1주일에 한 번 현장을 가고, 나머지 날들은 동생을 상주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정씨의 동생이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와 감리자격증이 없는 정씨의 동생에게 감리 일을 맡긴 것이 위법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 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철거업체가 공사 중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기 위한 쇠파이프 지지대인 '잭서포트' 설치에 미흡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예비신부의 유족은 서초구청과 건물주 등을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9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씨 유족 측은 서초구청 관계자 3명과 건축주, 감리인 등 총 7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초구청도 이날 현장 안전조치 미흡 등의 책임을 물어 건축주와 감리인 등 5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철거 관련 심의 및 감독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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