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대 횡령`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실형 최종 확정…8년간 대법원 세번째 판단

회삿돈 4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7)에게 대법원에서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그는 2011년 구속기소된 지 8년 5개월 동안 상고심 재판만 3차례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세번째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분리해서 선고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도 그대로 확정됐다.
재판부는 "업무상 횡령과 조세포탈 관련 일부 혐의에 대해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며 상고했지만 이는 재파기환송심 항소 때 주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파기환송심에서 파기 이유였던 내용과 다른 판단을 요청하는 건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대리점에 세금계산서 없이 섬유제품을 판매하고 가족과 직원 급여를 허위 회계처리하는 등 회삿돈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구속기소됐다. 골프연습장을 저가에 인수하는 등 회사에 950억원대 손해를 입히고 법인세 9억3000만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다. 2016년 8월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산정하라며 원심을 깼고, 파기환송심은 징역 3년 6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재상고심에서 "조세포탈 혐의를 분리 심리해야 한다"며 또 다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금융회사법과 금융회사지배 구조법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전 회장은 간암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2011년 3월 구속된 지 63일 만에 구속집행정지됐다. 이후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음주·흡연하는 등 모습이 드러나자 '황제 보석'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재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보석 취소 결정하면서 재수감됐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