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라탕 가게 거의 다 조선족이 사장인 거 맞음'이라는 근거가 불분명한 게시글이 올라온데 이어 몇몇 누리꾼들은 "마라탕집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는 본인을 조선족이라 설명하며 "마라탕 가게 사장들은 거의 대부분 조선족이다"라고 주장했다.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롱사 등 중국 발 매운 음식인 '마라' 열풍이 한국에 잇따라 불자 중국 국적의 한국 거주 주민들이 이를 생계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것. 작성자는 이어 "프랜차이즈 (마라탕) 음식점 주인도 마찬가지로 조선족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은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 혐오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가 갔던 마라샹궈집 종업원은 하나같이 조선족 같던데 사장님이 조선족일 확률도 높지 않겠냐"며 작성자의 주장에 동의했다. "요즘 밥벌이하기 힘든 조선족 사이에서 마라탕집 창업하는 것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더라"는 추측성 댓글도 볼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성급한 일반화가 평소 조선족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던 일부 누리꾼들의 '마라탕집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한 누리꾼은 최근 대전 모 요양병원 조선족 간병인의 노인 폭행 사건 기사를 캡쳐해 "조선족은 한국에서 사고만 치는데 왜 우리가 그들 지갑을 불려줘야 하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동조하는 누리꾼들은 실제로 조선족이 운영하고 있는 마라탕집의 주소를 공유하며 "(마라탕집) 가는 거 자제해야 한다", "조선족은 우리나라에 융화될 생각이 없다. 실제 식당에도 오로지 조선족만 쓰지 않느냐", "뭉칠 땐 자기들끼리 뭉치고 돈은 우리에게서 벌려고 하는 생각이 어이없다" 등 다양한 의견을 달았다. 관련 댓글은 '중국인 마라탕집 목록'이라는 해시태그로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다들 혐오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다른 누리꾼들에게 20개 이상의 '비공감'을 받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본인에게 조선족이 아니냐고 물은 다른 누리꾼에게 "아니다"라고 답하며 "마라탕집 주인이 모두 조선족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황당하고,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일부 주장도 황당할 뿐"이라며 "마라탕을 좋아하면서 조선족을 무조건적으로 적대시하는 건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마라탕집을 연 조선족이 범죄를 저질렀나"라고 반문하며 "지나친 일반화와 혐오는 선량한 사람에게 상처만 줄 뿐"이라며 부디 게시글을 보고 상처받은 조선족이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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