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고인 김성수(30)에게 징역 30년 판결이 내려졌다. 폭행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동생(28)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수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로 피해자 얼굴 등을 80회 이상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하며 극단적인 생명 경시 태도가 드러난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사건은 사회에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유족들은 큰 절망과 슬픔 속에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가정폭력·학교폭력으로 인해 오랜 기간 만성적 우울감과 불안에 시달려 왔던 점, 이런 정신적 문제가 사건에 영향을 미친 점을 감안했다"면서도 "그럼에도 피고인은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김성수에게 10년 간의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다만 재판부는 형의 폭행 범행을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동생 김모씨에게는 범죄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김성수와 피해자가 몸싸움을 하던 중 동생이 피해자 허리를 잡아당긴 행위에 대해 '싸움을 말리려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유족 측은 해당 행위를 두고 동생 역시 살인 공범이라며 엄벌을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성수와 피해자가 몸싸움을 벌이는 돌발 상황에서 동생은 두 사람 사이로 들어가 싸움을 말리지 않고 가까운 위치에 있는 피해자를 일단 잡아끌어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시도했다"며 "이는 갑자기 발생한 싸움에 당황한 피고인이 나름대로 싸움을 말리기 위해 취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영상분석연구소 등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에 비춰 볼때도 동생이 김성수의 폭행을 도울 의도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법원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김성수 동생에게 피해자를 폭행할 뚜렷한 동기가 없다고 봤다.
김성수는 지난해 10월 14일 강서구 한 PC방에서 당시 20세이던 아르바이트생을 주먹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80여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김성수가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동생이 형의 범행을 도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