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일대에서 닷새째 붉은 수돗물(적수·赤水)이 공급되면서 일선 학교들이 자체 급식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내에서 실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서구 일대 초·중·고등학교 15곳 안팎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은선 인천시교육청 학교보건팀장은 "교육지원청을 통해 각 학교에 일일이 전화해 확인한 수치"라며, "또 수돗물 수질도 바뀌는 경우가 있어 이 수치는 확정적이지 않고 계속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교육청은 적수 피해 지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도 일대 초·중·고교 62곳에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태입니다. 단설 유치원 4곳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들 학교는 사정에 따라 대체 급식 혹은 단축 수업을 하거나 학생들에게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서구 나머지 학교 38곳은 적수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보고, 학교장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급식 제공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피해 지역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같은 구에 속해 사실상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급식 계획이 다른 탓에 전날부터 교육청이나 학교 측 공지를 기다리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부지기수입니다.
실제 적수 사태가 발생한 서구 검단·당하·청라나 중구 영종도 일대에서는 학교 급식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입니다.
검단 지역 한 학부모는 "검암·당하·마전·원당·금곡·불로 등등 모두 고만고만한 거리에 있고 이 일대에 다 녹물이 나오는데 어느 학교는 급식하고 어디는 안 하고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교육청에서 일원화된 급식 대책을 세우는 게 맞다"는 글을 맘카페에 올렸습니다.
다른 학부모도 "아이 급식이 걱정돼 아침부터 행정실에 전화했는데 수질검사가 '적합'으로 나왔지만 밥과 국은 생수로 한다고 했다"며, "결과는 적합이라지만 아직도 녹물이 나오는데 재료 손질도 이 물로 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습니다.
시교육청은 자체 조사 결과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적수 피해 신고 현황 등을 토대로 계속해서 급식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김보아 인천시교육청 학교급식팀 주무관은 "적수가 나오지 않은 학교여도 '안심하고 급식을 해도 되느냐'는 민원이 많아, 일단 적수 피해 지역에 있는 학교는 급식을 중단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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