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진단을 받은 10대가 윗층에 사는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경남 창원시에서 발생했다. 지난 17일 20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시의 아파트 방화살해범 '안인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조현병 환자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4일 살인 혐의로 장모(18)군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장군은 이날 오전 9시5분께 창원시 마산 합포구의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자신의 윗층집에 사는 김모(74·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장군은 이날 오전 8시께 자신의 집 윗층인 6층으로 올라가 피해자 김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장군은 준비한 흉기를 들고 복도에서 1시간 가량 숨어서 기다렸다가 집에서 나와 자신에게 걸어오는 김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김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장군은 범행 뒤 인근 미술관에서 피묻은 손을 씻은 후 태연히 집으로 돌아와 있던 중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아버지(48)와 단둘이 살고 있는 장군은 고등학교 1학년때인 지난 2017년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했다. 이후 지난 2018년 1월 '편집성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올해 2월2월까지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1월 증세가 심해지면서 주치의가 입원을 권유했으나 본인이 거부하는 바람에 입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군은 작년에도 윗층집 복도 유리창을 깨고 고함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윗층과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피의자가 평소 작은 소리에도 매우 민감하고 싫어했다고 말한다. 정신병 치료약은 범행당일까지 복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피의자는 '중학교 때 본 애니메이션처럼 할머니의 뇌와 자신이 연결돼 너무 고통스럽다', '할머니를 죽여야 내가 살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장군의 심리상태를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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