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 불길 진화에 힘쓴 소방서에 닭갈비와 함께 응원의 손편지를 보낸 '착한 닭갈비' 업체의 상호가 밝혀지면서 주문 폭주 사태를 빚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남 해남소방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한 닭갈비 업체의 선행을 알렸다. 당시 해남소방서 측은 "이름 모를 택배가 해남소방서로 전달됐다"며 닭갈비가 담긴 박스 사진과 '대한민국 영웅들께'라는 제목의 편지 한 장을 올렸다.
편지를 작성한 이는 강원도 춘천에서 닭갈비 재료를 판매하는 도매업자로, 지난 4일에서 5일 이틀에 걸쳐 발생한 강원도의 대형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애쓴 해남소방서 소방관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편지를 통해 "(산불 당시) 전국에서 출동해주신 모든 소방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우리 천릿길 가장 먼 곳에서 밤새 달려와 주신 해남소방서 소방관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드린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감사를 전할 게 없어 제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닭갈비를 조금 보낸다"며 "약소하고 보잘것없지만 식사 시간에 반찬으로 드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남소방서 측은 "소방 공무원으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감사 인사와 함께 선물까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글을 남겼다.
훈훈한 일화가 온라인상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이런 착한 가게는 장사가 잘 돼서 돈 쓸 시간이 없도록 혼내줘야 된다" "저런 집은 아주 돈벼락을 맞아봐야 된다" 등 유쾌한 반응을 보이며 A 업체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 수사대들은 최근 해남소방서 측에서 올린 사진을 토대로 추적에 나섰다. 이들은 박스에 희미하게 적혀 있는 가게의 이름과 택배 운송장 번호 등을 통해 A 업체의 상호를 알아냈다.
누리꾼 수사대의 활약으로 현재 SNS 등 온라인상에 A 업체로부터 닭갈비를 주문했다는 후기 글이 빗발치고 있다. 닭갈비를 주문한 이들의 후기에 따르면 주문이 폭주해 배송이 일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때아닌 닭갈비 열풍에 A 업체 사장인 권 모씨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권씨는 23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큰 일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미화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다른 분들께 의도가 잘못 받아들여질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강원도 산불 당시 성금을 모금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선행을 베푼 분들이 정말 많다"며 "저 말고 그분들을 주목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통화를 끝냈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