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여권 영문 이름의 적절한 표기법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여권 발급 시 주의해야 할 영문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여권 처음 만드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이라며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사진은 여권 영문명에 적절치 못한 표기와 해석, 표준 표기 등을 표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금칙어에 포함된 영문명은 'GANG(범죄자 집단)', 'GUN(총)', 'KILL(죽이다)', 'BIN(쓰레기통)' 등 해석상 부정적인 의미로 오인할 수 있는 단어가 대부분이었다.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내지만 영문명으로는 적절치 못한 단어도 금칙어로 지정돼 있었다. 표에 따르면 '옥'은 'OK(좋은)' 대신 'OCK'으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외에도 표는 '아', '오', '우', '이' 등의 모음이 이름이 아닌 성에 해당하는 경우, 단글자 대신 각각 'AH', 'OH', 'WOO', 'LEE'로 표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내 이름 쓰레기통 됐다" "생각도 못 했는데 주의해야겠다" "이름이 강석범이면 어떡하냐" "당장 바꿔야 하나" 등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외교부 여권과에 따르면 해당 표의 내용은 권장 사항일 뿐, 법적 금지 사항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황인성 외교부 여권과 법무팀장은 8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표의 내용은 맞지만, 강제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며 "실제 생활에서는 사진 속 금칙어에 포함된 단어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된 이름으로 신청한 사람에 한해 각 여권대행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알려주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이미 만들어진 여권이라도 변경 가능한 사유에 속한다면 신청을 통해 재발급을 받을 수 있다고 황 법무팀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여권법 시행령 제3조 2 제1항 5호에 따르면 여권의 로마자 성명의 철자가 명백하게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경우 표기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황 법무팀장은 "사실상 명시된 금칙어를 사용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며 "현지에서 오해를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재발급 조치를 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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