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자녀를 처음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낸 가정에선 아이의 분리불안 등 부적응을 도우며 바쁜 아침 시간 전쟁을 치르곤 한다.
초등생을 둔 부모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자녀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습의욕 저하, 왕따 등 문제를 겪게될 경우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겪는 4월 신학기 증후군에 대해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 박사는 "부모의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부모의 고민은 더 커진다. 그래서 오히려 4월에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아이들은 다 잘 다니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만 유독 왜 이러나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응이 어려운 아이에겐 3월이나 4월이나 똑같이 힘들다는 것을 이해해줘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 박사는 "제일 힘든 건 아이"라며 "이 점을 먼저 이해해야 부모의 도움이 제대로 전달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를 혼낸다고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아이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서 하원했을 때 부모가 자연스럽게 아이의(연령에 맞게) 일상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때 '혹시 우리 아이에게도 무슨 일이?'라는 걱정으로 추궁하듯이 묻지 말고,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고 아이의 말을 즐겁게 들어주는 것이 아이의 적응을 돕고 일상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임 박사는 아이라고 해서 표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모와의 자연스러운 교감만큼 정확한 장치는 없다는 것을 인지하며 아이의 사회생활 적응에 부모도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체생활에 필요한 약속과 질서를 지키고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등은 가정에서 지속적이며 적극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은 아이는 단체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적응도 빠르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는 유치원에 비해 학급 인원수가 많아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가 어려울 수 있고, 비교적 자유로운 유치원 수업과는 달리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전체적으로 규모도 크고 반 친구들도 많은 등 여러 면에서 환경이 새롭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자기 주도적으로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예컨대 자녀가 아침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날 수 있는지, 시간표에 맞춰 교과서를 스스로 챙길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 무리한 선행학습보다는 정면을 바라보는 강의식 책상배치 등 물리적인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돌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임 박사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보다 부모의 불안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은 좀 더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부모의 따뜻한 '이해'와 '신뢰'가 도움이 된다. 조금만 더 노력하며 관심을 가지면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관점,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경우에는 담임교사와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부모가 가정에서 도와주어야 할 애착형성이나 분리불안 줄이기 방법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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