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10명 중 7명이 올 상반기 들어 구직난이 더 악화됐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회복했음에도 구직자들의 체감하는 구직난은 여전히 냉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정보 제공 기업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생활직 구직자 1039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체감 구직난'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5%가 '구직난이 더 악화되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8%는 '여는 때와 비슷하다'고 답했으며 '구직난이 완화되었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희망직종별로 느끼는 체감 구직난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고객상담' 분야 구직자들이 75%로 구직난을 가장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불경기에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분야로 알려진 영업·고객상담 분야이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 이 또한 녹록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사무관리(72.6%)', '생산·기술·건설(71.7%)', '판매·유통(67%)', '서비스(65%)', '교사·강사(62.3%)' 순으로 구직난을 느끼고 있었다.
구직난이 악화됐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44.2%가 '채용공고가 예전에 비해 줄어서'를 1위로 선택했다. 다음으로 '임금이나 근무조건이 점점 나빠져서(26.7%)', '지원 자격조건이 높아져서(10%)', '서류 합격 및 면접제의가 줄어서(9.4%)', '채용 절차가 까다로워진 곳이 많아서(8.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구직난이 악화되면서 구직자의 31.4%는 '희망직종이 아니어도 무조건 지원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눈높이를 낮춰 지원했다(30.7%)', '소신 지원보다 묻지마 지원을 많이 했다(13.3%)', '오히려 입사지원에 더 신중해졌다(10.2%)', '구직활동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6.1%)', '자격증 취득 등 더 좋은 스펙을 위해 노력했다(5.7%)'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생활직 구직자들은 앞으로의 취업시장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64%가 '구직난은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으며 '내년 상반기', '올해 하반기'에 좋아질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0.9%, 9.6%에 머물렀다.
구직자들은 현재 구직난의 주요 원인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36.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밖에 '최저임금인상 등 인건비 인상(23.5%)', '계속 변화되는 일자리 및 고용정책(13.5%)', '해소되지 않는 청년실업과 급속한 고령화(13.1%)', '정부와 기업의 일자리 창출 노력 부족(10.3%)' 등이 있었다.
한편 구직난 심화로 인한 취업스트레스로 질병에 걸린 적이 있냐는 질문에 57.9%가 '있다'고 답해 취업 준비를 하며 많은 구직자들이 질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얻은 질병으로는 '우울증, 공황장애(22.3%)'가 가장 많았으며 '두통(18.8%)', '소화불량(17.6%)', '불면증(16.8%)', '만성피로(13.3%)', '탈모(6.6%)', '섭식장애(4.7%)' 순으로 호소하고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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