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투자 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신일그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를 시작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부터 전담수사팀 등 27명의 인원을 동원해 서울 영등포구 신일그룹과 서울 강서구 신일그룹 돈스코이호국제거래소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각종 회계서류와 전산자료가 담긴 전자기기를 찾는데 주력했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등 신일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거주지 5곳이 포함됐다. 신일그룹이 보물선 인양을 내세워 가상화폐를 발행해 판매한 의혹을 받는 만큼 경찰은 서버 관리업체 1곳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향후 압수한 자료를 신속히 분석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7일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를 울릉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GC)'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은 의혹을 받고 있다. 발표 당시 돈스코이호에 금화, 금괴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금괴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동아건설이 신일그룹 경영진을 투자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빙자한 사기 피해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당초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해왔으나 경찰은 피해 규모가 커 집중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일 지수대로 수사 주체를 교체하고 13명으로 구성된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한편 지난 5월부터 SGC 사전판매를 진행하며 가상화폐 투자자를 모아온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유 모씨에 대해 경찰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요청한 적색 수배가 6일 받아들여졌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신일그룹과 별개의 법인이다. 그러나 유씨가 베트남에서 신일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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