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열대야가 이어진 어제(24일) 새벽 강릉시 사천면의 한 가정 베란다에서 병아리가 부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들리는 새소리에 깬 최호준씨는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새가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에 베란다 불을 켜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밖에서 들어온 새가 아니라 베란다에 놓아둔 달걀에서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고 나온 것입니다.
까만 털을 가진 병아리는 깨진 껍질 사이로 작은 날개를 버둥거리며 목청껏 어미를 찾고 있었습니다.
최씨는 평소 집 앞마당에서 기르는 닭들이 알을 낳으면 이를 매일 모아 누나나 조카 등 친지들에게 주려고 집 베란다에 놓아두었습니다.
매일 아침 수거한 달걀이 계란판에 가득 모이면 집을 찾은 손님들이 가져가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알을 깼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알을 낳은 뒤 암탉이 일정 기간 품고 있던 알을 수거한 것은 아니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매일 알을 수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씨는 "보통 하루에 서너 알씩은 모으는데 최근 무더위로 닭들이 알을 잘 낳지 않아 계란판이 다 차지 않아서 베란다에 알들이 남아 있었는데 며칠이나 그곳에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냉장고에는 그동안 수거한 알이 가득 찼고, 친지 등에게 주기 위해 베란다에 달걀을 모아 두었던 것에서 오늘 병아리가 부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더위가 어미 닭 대신 달걀을 품었다"며 "병아리가 자연 부화할 정도니 이번 더위가 정말 실감이 난다"고 놀라워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흔하지 않지만 무더운 여름에 종종 발생합니다.
2016년에는 가정집의 냉장고 위에 보관한 유정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기도 했습니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의 품과 같은 온도가 유지돼야 합니다.
강보석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은 "유정란은 25도 이상에서 세포분열을 통해 발육을 시작한다"며 "온도가 37도가량 일정하게 유지되면 병아리로 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강릉지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졌으며,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31도로 역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뜻밖의 생명 탄생"이라며 놀라워 하고, 또 다른 누리꾼들은 "잘 키워주세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 씨는 "폭염이 선물해준 귀한 가족"이라며 "병아리 이름을 '깜순이'로 짓고 잘 키우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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