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은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바로 '이모지의 날'이다. 이모지의 날은 2016년에 이모지피디아 창립자인 제레미 버지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인 이모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날을 이모지의 날로 정한 이유는 유니코드에 등록된 애플의 달력 이모지의 날짜가 7월 17일인 것에서 유래됐다. 기념일을 맞아 세계 이모지데이는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국가의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모지를 사용하며 기념일을 자축할 수 있습니다"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에 이모지를 사용해 게시물을 올리면 된다"라고 밝혔다.
이모지는 일본의 국영 항공사인 니폰 텔레그래프가 설립한 'NTT도코모'라는 일본 회사의 개발자 시게타카 쿠리다가 1999년에 처음으로 만들었다. 휴대 전화용으로 12X12픽셀을 사용해 디자인된 176개의 이모지는 텍스트로 다루기 어려운 구체적인 정보를 기초적이고 시각적으로 전달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도코모가 이모지를 개발하자 일본의 다른 기업들도 그 실용성을 인정해 앞다투어 이모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0년에 1,000개 이상의 이모지가 출시됐고 이후로도 꾸준한 개발이 이뤄졌다.
단순 정보 전달용으로만 쓰이던 이모지가 더 큰 시장성을 가지게 된 건 2010년, 이모지가 유니코드로 번역된 뒤에 애플이 iOS 메시지 기능에 이모지를 추가하면서부터였다. 휴대전화 이용자들은 전자 통신에서 그동안 표현하기 힘들었던 감정이나 미묘한 억양을 이모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고,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언어가 아닌 그림을 통해 추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형식이 익숙해지자 많은 전문가는 이모지의 등장을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디지털 통신' '세상을 변화시킨 디자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모지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 = 라인 홈페이지 캡처 / 카카오 홈페이지 캡처]
현재 이모지는 사용자들에게 단순한 그림문자가 아닌 언어의 대체재로 인식되고 있다.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조 모씨(23)는 "이모지를 사용하면 더 감정이 생생하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며 "이제는 이모지 없이 말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이모지 리서치 팀이 발표한 2016 이모지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사용자가 뽑은 가장 중요한 기능'에서 이모지는 약 20%의 득표를 얻어 '사진 전송' '동영상 전송'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유니코드에 등록된 이모지 약 1800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유형은 '표정과 사람' 관련된 이모지가 차지해 사용자들이 이모지를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모지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국내 무료 메신저 앱 사용 비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카오톡'과 '라인'에서도 이모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직장인 구 모씨(26)는 "메신저로 대화를 할 때 이모지는 필수다"라며 "주변에서도 이모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이젠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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