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또 격랑 속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인 송도국제업무단지(송도IBD) 개발 사업이 또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에 진 채무를 갚아 퇴출시키고 새 시공사를 선정해 송도IBD를 개발하겠다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약속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포스코건설은 송도IBD 사업시행자인 NSIC가 대출상환 만기일인 전날 '패키지1'의 대출금 1301억 원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했다고 밝혔다.
NSIC는 송도IBD를 개발하면서 미분양 된 주거시설 127개, 사무실 148개, 상가 411개 등을 '패키지1'으로 묶어 2013년 12월 뉴시티드림제일차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에게 2809억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NSIC 지분 30%를 가진 포스코건설이 보증을 섰다. 이후 NSIC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거시설 122개, 사무실 121개, 상가 145개를 매각해 1444억원을 갚았으나, 주주인 미국 게일사의 스탠 게일 회장 세금문제가 불거진 올해는 상가 17개를 팔아 64억 원을 갚는데 그쳤다. 전날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한 1301억원은 남은 대출상환금이다.
지난 6월에도 또 다른 '패키지4(주거단지)' 대출금 3600억 원을 대위변제한 적이 있는 포스코건설은 "회사에 큰 부담이지만 송도IBD사업의 부도위기를 두고 볼 수 없어 두차례 대위변제를 했다"고 밝혔다.
NSIC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을 두차례나 잇따라 갚지 못해 포스코건설이 대신 셈인데 NSIC측 설명은 다르다.
NSIC 관계자는 "패키지1·4 대출금을 상환하려 했지만 NSIC 이사인 포스코건설이 협조(이사회 통과)를 안해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포스코건설측에 책임을 돌렸다.
내년 1월 18일까지 포스코건설에 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NSIC가 송도IBD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는 포스코측 주장에 대해서도 "1월 18일은 포스코건설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안이지 양자 합의된 내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은 2002년 3월 각 각 70%와 30%의 지분으로 NSIC를 설립해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송도국제업무단지(574만㎡)의 70%를 개발해왔다.송도컨벤시아, 채드윅 국제학교,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센트럴파크, 아트센터, 동북아무역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마무리했지만 2015년 사이가 틀어졌다. 스탠 게일 회장에게 부과한 1000억 원 대 세금 분담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미국 세법은 NSIC와 같은 유한회사의 소득은 개인소득으로 간주해 개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일측은 NSIC 수익에 대한 과세인 만큼 포스코건설이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포스코건설은 거부했다.
고소전 등으로 양측 갈등이 고조되자 인천경제청은 최근 NSIC가 자금 재조달을 통해 포스코건설에 미지급 공사비 등을 주고, 포스코건설은 송도IBD 사업에서 손을 떼는 중재안을 성사시켰다.
NSIC가 해소해야할 포스코건설의 재무적 부담은 미지급 공사비·이자 7500억원, 대위변제금·이자 4200억원, 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1조4700억 원 등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