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과대학이 특수목적견 복제실험에 식용견을 사서 난자를 채취한 뒤 다시 농장으로 돌려보내는 등 동물 학대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공익제보 지원단체 호루라기재단은 18일 오후 '서울대 개 복지연구 실체고발 증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울대 수의과 연구실에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근무했다는 A씨는 "난자채취와 대리모로 쓸 개들은 모두 충남의 한 개농장에서 데려왔다"며 "지난 4개월간 약 100마리의 식용견이 실험에 쓰였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데려온 개들 중 난자채취가 끝나거나 임신에 실패한 개들, 복제견 출산을 마친 개들은 다시 개농장으로 돌려보내 졌다"고 증언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개농장의 주인은 직접 개의 혈액을 채취해 연구실로 정기적으로 보냈고, 연구실 직원들이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들을 골라서 알려주면 농장주는 개를 트럭에 싣고 연구실로 데려왔다. A씨는 "난자채취에 성공하면 농장주는 개 한 마리당 15만~20만원을 받는다"며 "농장주가 '가격이 너무 싸서 서울까지 오는 기름값도 안 나온다'는 불평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실험에 사용하는 동물은 등록된 업체에서 공급받아야 한다"며 "해당 연구실은 실정법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실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이를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서울대는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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