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들녘으로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에 야생 동물이 갇혀 목숨을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m 정도 높이의 깊은 수로에 빠지면 어디에도 탈출구가 없어 도움 없이 살아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건데, 이런 죽음의 농수로가 전국에 무려 5만 km 길이에 이릅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길고 긴 농수로에 고라니 한 마리가 빠져나갈 곳을 찾아 여기저기 뛰어다닙니다.
두껍게 쌓인 흙더미를 밟고 뛰어올라 보지만 수직으로 된 콘크리트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농수로는 제 키만큼 높기 때문에 사실상 야생동물이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수로.
사람들을 피해 수로 끝으로 달아난 너구리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있는가 하면, 멸종위기종인 삵과 수달도 농수로 안에서 발견돼 구조됐습니다.
대부분 야산에서 먹이를 찾아 들녘으로 내려오다 수로에 빠진 겁니다.
▶ 인터뷰 : 김태수 / 인근 주민
- "노루나 고라니나 이런 게 수로에 빠져서 탈진돼 아주 비참한 모습을 가끔 봅니다."
그나마 주민들의 신고로 구조대가 출동해 목숨을 구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발견되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인터뷰 : 김봉균 /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대부분의 포유류 모두 농수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양서류나 파충류도…."
고라니가 빠진 농수로는 평균 8km 길이에 2미터 정도의 높이로 만들어져 있는데, 어디에도 야생동물을 위한 탈출구는 없습니다.
친환경 설계 기준이 없던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농수로가 시설 보완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남상운 / 충남대학교 자연환경토목학과 교수
- "용수가 흘러가는 기능을 방해하지 않는 또 물이 새지 않는 그런 쪽으로 계단형(탈출로)을 한다든지…."
전국의 농수로 길이는 10만km, 이 가운데 생태통로가 없는 콘크리트 농수로는 절반에 가까운 4만 7천km에 이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들녘으로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에 야생 동물이 갇혀 목숨을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m 정도 높이의 깊은 수로에 빠지면 어디에도 탈출구가 없어 도움 없이 살아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건데, 이런 죽음의 농수로가 전국에 무려 5만 km 길이에 이릅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길고 긴 농수로에 고라니 한 마리가 빠져나갈 곳을 찾아 여기저기 뛰어다닙니다.
두껍게 쌓인 흙더미를 밟고 뛰어올라 보지만 수직으로 된 콘크리트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농수로는 제 키만큼 높기 때문에 사실상 야생동물이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수로.
사람들을 피해 수로 끝으로 달아난 너구리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있는가 하면, 멸종위기종인 삵과 수달도 농수로 안에서 발견돼 구조됐습니다.
대부분 야산에서 먹이를 찾아 들녘으로 내려오다 수로에 빠진 겁니다.
▶ 인터뷰 : 김태수 / 인근 주민
- "노루나 고라니나 이런 게 수로에 빠져서 탈진돼 아주 비참한 모습을 가끔 봅니다."
그나마 주민들의 신고로 구조대가 출동해 목숨을 구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발견되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인터뷰 : 김봉균 /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대부분의 포유류 모두 농수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양서류나 파충류도…."
고라니가 빠진 농수로는 평균 8km 길이에 2미터 정도의 높이로 만들어져 있는데, 어디에도 야생동물을 위한 탈출구는 없습니다.
친환경 설계 기준이 없던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농수로가 시설 보완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남상운 / 충남대학교 자연환경토목학과 교수
- "용수가 흘러가는 기능을 방해하지 않는 또 물이 새지 않는 그런 쪽으로 계단형(탈출로)을 한다든지…."
전국의 농수로 길이는 10만km, 이 가운데 생태통로가 없는 콘크리트 농수로는 절반에 가까운 4만 7천km에 이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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