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7시 52분께 충북 충주에 있는 한 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 치매 초기의 어머니를 걱정하는 아들의 글이 올라왔다.
충북 충주 소재의 대학교 2학년 학생인 글쓴이는 "얼마 남지 않은 입대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버지를 오래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글쓴이는 최근 대학 기말시험을 끝내고 집에 돌아갔다가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글쓴이는 소식을 듣고 "밥을 먹다 체할 정도로 울었다"며 "방을 정리하던 중 어머니가 평소 작성해 놓은 공책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공책에는 치매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진 어머니가 아들 이름과 주소를 잊지 않기 위해 "아들 이름은 ○○○, 우리 집은 ○○○" 이라고 적힌 글이 적혀있었다.
글쓴이는 "병원에서 유전자 이상으로 발병된 알츠하이머라 급속도로 악화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한다"면서도 "한 달 후에 군대에 가야 하는 데 어머니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나 맘이 아프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그는 "군대에 가서도 저의 상황을 이야기하면 정기적으로 휴가나 어머니를 돌볼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정말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해당 글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조회 수와 공감 수가 순식간에 수백 개가 달렸다.
게시자를 도와주고자 댓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입대 정보를 공유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구체적인 기관의 전화번호를 남겨놓는가 하면 해당 학교 측에서는 게시자를 찾기 위해 학교관계자의 연락처를 올려놓기도 했다.
충북병무청 관계자는 "가족이 위독한데도 돌볼 사람이 없으면은 연기를 해주고 있다"며 "수입이 없다면 생계 곤란으로 인한 면제되는 경우도 있어서 우선 전문가와 상의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노인 10명 중 1명(유병률 10.2%)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 환자 실종 및 사망사고 등 치매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정부는 치매 국가 책임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치매 관리 인프라 확충, 환자와 가족의 경제부담 완화, 경증 환자 등 관리 대상 확대 등을 축으로 하반기부터 치매 원스톱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