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L] 대법원, 신격호 한정후견인 `사단법인 선` 확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의 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이사장 이태운 변호사)이 확정됐다.
2일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신 총괄회장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양헌이 서울가정법원의 한정후견 결정에 대해 낸 재항고를 지난 1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서울가정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내린 후견 개시 결정이 확정됐다. 한정후견은 법원이 질병·장애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의 법률행위 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모든 행위를 대리하게 하는 성년후견보다 정신적 제약이 약할 때 선고된다.
사단법인 선은 2개월 안에 신 총괄회장의 재산목록 보고서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향후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신 총괄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고, 의료행위나 주거·거소지 결정 등 신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재산분쟁 관련 소송은 물론 변호사 선임, 재산보전에 필요한 분쟁 처리 사무와 취소권 행사 등의 업무도 맡는다.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한정후견인으로 가족이 아닌 전문 법인을 지정한 데 대해 "자녀들 사이에 경영권, 재산관리 등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집단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신동빈 회장(62) 측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낸 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 측은 법원 결정에 반발해 항고했다.
사단법인 선은 법무법인 원이 공익 활동을 위해 설립했으며, 서울고등법원장을 지낸 이태운 변호사(69·사법연수원 6기)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서울가정법원의 성년후견 법인으로 지정된 후 관련 업무를 지속해서 수행해왔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