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로 사라질뻔 한 우리나라 첫 국산 전투함이 마지막 임무를 띠고 귀향했다.
18일 울산 남구청은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광장에 설치된 울산함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울산함은 고래문화특구 장생포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2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울산함은 1980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우리나라 첫 국산 전투함이다. 우리나라 조선과 방산 기술이 집약된 울산함은 길이 102m, 너비 11.5m, 높이 23m, 1900여t 규모로 속도도 최고 36노트(시속 66㎞)에 달했다. 울산함 건조 이전 국내에서 만들었던 전투함이 길이 30여m, 무게 200t 규모의 고속정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울산함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전투함이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울산함 진수식에는 최규하 전 대통령까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울산함은 1980년 12월 해군에 인계돼 2014년 12월까지 34년간 조국 영해를 수호했다. 1983년 12월에는 부산 다대포 해안에 침투한 간첩선을 격침하기도 했다.
울산함은 퇴역 후 분해돼 고철로 매각되거나 군부대 훈련용 표적으로 사라질뻔 했으나 울산 남구청이 해군에 무상대여를 요청하면서 고향에서 제2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국내 최초로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울산에서 건조된 울산함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고 울산의 우수한 조선 기술을 알릴 수 있을 것 같아 무상대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지난해 7월 울산함을 육상에 거치한 뒤 9개월간 가능한 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선체 수리와 도색을 했다. 150여명의 승조원이 생활했던 침실, 함장실, 음향탐지실을 체험할 수 있고, 실물 그대로의 대공레이더, 하푼 미사일과 발사대, 76㎜ 함포 등 무기도 볼 수 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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