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주점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5)의 셋째 아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판사는 특수폭행,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동선 씨(28)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봉사활동 80시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술에 취해 종업원을 폭행·위협해 영업을 방해한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공용물건인 순찰차의 카시트를 손상시키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일반인의 경우에는 벌금형으로 간단히 처벌할 사건이지만 우리 사회는 기득권층에 대해 엄격한 사회적 책무를 묻고 무거운 형사책임을 요구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범행을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월 5일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해 지배인을 폭행하고 안주를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는 종업원에게 욕설하고 이를 말리는 지배인에게 술병을 휘둘러 위협하며 손으로 머리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순찰차 좌석 시트를 찢는 등 28만원대 재산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앞서김씨는 2010년에도 서울 용산구의 호텔 주점에서 만취해 물건을 부수고 소란을 부린 혐의(재물손괴)로 입건됐으나 피해자들과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