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이 한일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위안부 소녀상 설치 장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대구 최대 번화가인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하자 관할 기초단체가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13일 대구 소녀상 추진위에 따르면 최근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소녀상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으고 중구청에 허가를 요청했다. 대구에서 하루 유동 인구가 100만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높아 이곳을 설치 장소로 원하고 있다. 또 지역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이같은 결정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구청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곳에 소녀상이 설치되면 특정 단체의 반발은 물론 시민 통행 등에 불편을 줄 수도 있고 일본 관광객 유치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런 이유로 중구청은 서문로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소녀상을 세우도록 추진위를 설득하고 있다.
한편 대구에서는 2015년 지역 시민단체에 의해 대구여상 교정에 소녀상이 처음 건립됐다. 당시에도 중구청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소녀상 건립을 허가해 달라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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