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매주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9일 보수단체들도 서울 한 복판에서 ‘맞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기존 촛불 시위대와 맞불집회 세력간 마찰로 서울 도심이 물리적 충돌로 얼룩질 가능성이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대한민국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오는 19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자유총연맹(자유총연맹·KFF)’ 도 참여한다. 자유총연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표방하는 국내 최대 이념(보수)단체다. 회원 수가 약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여는 19일 집회에는 국민행복실천협의회, 헌법수호시민연대, 대한민국 애국연합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서울역에서 사전 문화행사를 가진 뒤, 오후 2시부터 1차 집회 후 3시~4시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이후부터는 교보문고 앞에서 2차 집회를 이어간다.
애초에 박사모 등 주최측은 기존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청계광장까지 집회를 신고했지만, 경찰은 다른 행사가 먼저 신고돼 있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추최측인 박사모는 “최순실에 대한 수사는 죄가 밝혀지는 대로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강탈하는 것은 위헌이며 위법이고 또한 법죄행위”라고 집회를 여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서 보았던 침묵하는 다수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주장했다.
이미 박사모는 공식 온라인 카페(회원 수 7만3197명) 를 통해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대한민국 박사모 전국 충동원령을 발동한다”며 “지방에 계신 박사모 회원 동지님들께서는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 바란다”고 참석을 독려했다. 박사모 측은 지방 회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버스 대절도 계획하고 있으며, 버스 대절 비용 일부를 지불할 예정이다.
박사모 회원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참석하자”거나 “온가족 친구 등 모두가 함께 참석하겠다”, “우리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자”라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일부 회원은 “서울역에 모여 특정 언론사에 처들어가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이 예고한 대로 19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4차 촛불집회’도 열린다. 이날 집회 분위기에 따라 보수단체의 ‘맞불집회’ 참여자들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 역시 집회 당일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집회 관리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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