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을 망치로 내려치고, 사제 총기를 격발해 경찰관을 살해한 성병대(46)가 “자신이 암살될 위험에 처해 경찰관을 살해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법원에서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직후에는 자신이 살해한 경찰관이 “병원에서 독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오전 성은 서울 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북경찰서를 나서면서 “생활고 때문에 이사를 하게 돼 부동산 사장이 집을 소개해줬는데, 그 집으로 가면 가스폭발사고로 내가 암살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흰 셔츠에 검은색 등산바지를 입고 뿔테 안경까지 쓴 그는 비교적 깔끔한 차림이었다. 성씨의 양쪽 팔을 잡고 나온 경찰은 그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서 앞에서 성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향해 그는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이야기를 꺼냈다. 계획적인 범행이었냐는 물음에 “예”라고 답한 그는 숨진 경찰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사인에 의문이 있다”며 횡설수설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취재진과 질문을 주고 받은 그는 곧바로 호송차를 타고 북부지법으로 향했다.
전날 강북경찰서는 성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날 피의자 심문은 서울 북부지법에서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이뤄졌다.
성은 법원을 나오며 “그 경찰(故 김창호 경감)은 번동 한일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분은 링겔 주사제 치료 과정에서 독살됐을 수 있다. 그부분 알아봐 달라”는 황당한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 당일 경찰과의 충돌도 계획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달 전부터 총을 만들었으며,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유튜브)에서 폭약 원리를 배웠다”며 “(사건 당일) 경찰과 총격전에 대한 각오를 했었다”고 말했다.취재진을 향해 “제 사건으로 인해 혁명이 시작되기 바란다”고 과대망상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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