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건립을 반대하며 3일째 본관을 점거한 가운데 학교 측과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12일 서울대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성 총장은 이날 오후 2시께 학생처장, 기획부처장과 함께 본관에서 점거하고 있는 학생 100여명을 만났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계획을 철회하라고 거세게 요구했다. 그러나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는 2007년부터 추진하던 것이라며 이번 실시협약에 의해 법적효력이 발생했기 때문에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와 관련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해 의견을 마스터플랜에 반영할 수 있다고 전했지만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은 “그동안의 입장차만 다시 확인했다”며 “시흥캠퍼스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무기한 농성한다는 방침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사업이 비민주적으로 추진됐고 대학의 기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자리에서는 학생들이 총장실에서 한 운동권 단체 소속 학생 명단이 담긴 문건을 발견했다며 ‘학생을 사찰한 것이 아니냐’는 질의를 하기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이사회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우리 학교 소속의 학생들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명단이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본관에는 현재 100여명의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하고 있으며, 보직 교수 등은 이를 피해 호암교수회관 등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학생 2000명이 모여 총회를 열었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학생들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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