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70돌을 맞는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글날은 지난 1949년 처음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1991년 공휴일이 많아 경제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 일반기념일로 격하됐다. 이후 2006년 정부는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이 아닌 국경일로 지정했고 2012년 말 국무회의를 거쳐 다시 공휴일로 재지정했다.
단순히 쉬는 날이라고만 생각했던 한글날, 우리는 한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 가운데 창제자와 창제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다. 한글은 1443년 조선 제4대 임금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하고 1446년 반포한 우리의 글자다.
세계의 저명한 언어학자들은 과학성과 독창성, 합리성을 두루 갖춘 가장 우수한 문자로 한글을 손꼽는다. 세계 공용어라 불리는 영어의 알파벳은 26자로 이뤄져있고 한글은 자음(14자)과 모음(10자)을 합해 단 24자로 이뤄져 있지만 발음을 표기함에 있어 그 수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 등의 문자와 비교할 경우 일본은 300여개, 중국은 400여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는 반면 한글은 약 1만1000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다.
이 때문에 1997년 유네스코(UNESCO)는 한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으며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국보 제70호)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했다. 또 유네스코는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주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맥콜리(McCawley) 언어학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위대한 글자는 한글”이라면서 “한글은 벨(Bell)의 가시언어기호보다 400년이나 앞선 문자”라고 평가했다. 이를 증명하듯 한글은 지난 2009·2012년 세계문자올림픽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문자로 우뚝 섰다.
최근 지구상의 소수 언어가 조금씩 소멸하고 있다. 반면 전 세계 선진국들은 언어 순화 운동을 통해 모두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꾸준히 가다듬고 있다. 글자는 단순히 읽고 쓰는 소통의 기능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특징을 오롯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9일 한글날, 오늘 만큼은 우리의 언어를 올바르고 아름답게 사용하며 한글의 의미를 되새겨야겠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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