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연소득이 2억원에 달하는 20대 청년들이 단기알바나 자기계발을 이유로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이하 청년수당) 수혜자로 선정된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4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부모 소득소득이 2억원인 한 청년은 단기알바를 이유로, 또 다른 한 청년은 자기계발을 이유로 청년수당 수혜자로 선정됐다. 지역사회 소통을 명분으로 선정된 청년 역시 부모소득이 연 1억 6000만원에 이르렀다.
심지어 ‘품위 유지 및 식비’, ‘가족의 일부로서 나 자신으로부터 소명을 다하자’는 황당한 이유로 청년수당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들 청년 역시 부모의 연 소득이 7000만~7500만원에 이르렀다.
장 의원은 “청년수당은 학업과 취미생활, 대출금상환을 위해서는 쓰일 수 없다는 서울시 규정에도 불규하고 ‘자존감상승’이나 ‘대학진학준비’, ‘가족들 고기 사주기’ 등의 이유로 청년수당이 지급되고 있다”며 박 시장과 서울시를 비판했다.
이 같은 졸속 선정의 원인은 졸속 심사에 있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담당 공무원은 청년수당 신청서 1부를 평균 42.5초 동안 심사했다. 장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모르겠지만 21명이 7월 27일 하루에 6시간 반 동안 지원서를 심사했다”면서 “42.5초만에 300만원이나 되는 청년수당을 줄지 말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지적한 사례는 시에서도 확인했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그는 “기존 통계자료를 정량적으로 활용해 (청년수당 사업을)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수당, 청년활동지원사업의 사업의 취지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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