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 사체 한강 투기한 전직 종교인 구속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하늘에 제물 바친다’며 동물 사체를 한강 식수원에 버려온 전직 종교인 이 모씨(51)를 수질수생태계법 및 한강수계법 위반 혐의로 전날 구속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소와 돼지 등 동물 사체를 절단해 한강에 몰래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버린 동물은 돼지 78마리, 소 20두 등 총 98마리로 무게 약 13t, 시가 약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과거 한 종교의 성직자를 지냈으나, 교단을 떠난 뒤 이른바 ‘요가원’을 차려 사실상의 종교 활동을 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지신명’께 제물을 바치던 과거 미신을 본따 도축된 동물을 사들이고, 경기 하남시 미사대교 부근에 내다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한강에 동물 사체가 떠다닌다’는 신고를 접수 받고 수사에 나서 지난 8월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도권 주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재발 방지 등의 차원에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와 공범 2명을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이들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