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구조헬기서 장난친 철없는 남성들…수리비 25억 폭탄

만취한 채 응급구조헬기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친 남성들이 헬기 수리비로 25억원 가량의 수리비를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9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A(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11일 오후 9시 55분쯤 천안시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타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됐다. 남성 가운데 한 명은 현직 의사이고, 다른 두 명은 일반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파손한 헬기는 충청남도가 지난 1월 도입한 100억 원짜리 응급구조헬기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닥터헬기 프로펠러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헬기 위에 드러누워 사진을 찍는 등 30여분간 장난을 쳤다.
경찰 관계자는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남성들은 모임 후 시원한데 가서 생맥주 한잔 더 먹자고 해 (닥터헬기에) 올라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A씨 등은 법적 처벌 뿐 아니라 헬기 수리비까지 고스란히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응급구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최근 경찰에 헬기 수리에 25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의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정밀 검사 진행 결과 프로펠러 구동축이 휘어지고, 동체가 움푹 찌그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예상치 못했던 고가의 부속품 파손까지 확인됐다.
유아이 헬리제트는 헬기 파손을 대비한 보험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헬기를 파손한 남성들은 이 보험사로부터 헬기 수리 비용의 상당 부분 에 대해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가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헬기 운용사의 과실과 남성들의 불법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최종 지급 금액을 결정한다.
이때 구상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남성들의 부동산이나 급여를 압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월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초음파진단기,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기도흡인기, 혈액화학검사기, 심장효소검사기 등 응급장비 24종을 갖춰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최대 이륙 중량은 3175㎏이며 6∼8명을 태우고 시속 310㎞로 859㎞까지 비행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