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매년 명절 때만 돌아오면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귀성길 차량을 보면서 멀리 안가되 된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밀려오는 적적함을 감출 수 없다.
지방에 고향을 둔 친구들이 모두 내려가면 무엇을 하면서 연휴를 보내야 할지 막막함이 밀려와서다.
연휴 내내 TV 앞에서만 죽치고 앉아있자니 시간이 아깝고 한산한 서울 도심을 즐기고 싶어도 어디가서 무엇을 할지 몰라 답답할 뿐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서울도심 곳곳에서 추석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연인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본인이 원하는 행사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 풍성한 공연과 볼거리로 추석 분위기 한껏 즐기자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오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다. ▲공연한마당 ▲체험한마당 ▲먹거리한마당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전통체험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공연이 어우러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우선 ‘공연한마당’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인형극, 평양예술단 공연 , 민속음악마당으로 꾸며진다. 가족인형극은 가족의 형제애, 효(孝) 전설이야기가 담긴 가족인형극 ‘버드나무를 타고 올라간 용궁’은 강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로비에서는 ‘평양예술단’의 북한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북한예술인들로 구성된 ‘평양예술단’은 이날 북한 인기가요와 전통 무용, 아코디언 연주 등 다채로운 북한동포의 예술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물관 야외 광장에서는 추석을 맞이한 관람객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며 신명나는 ‘한가위 사물놀이’, ‘문굿 공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11호 호남 좌도 농악 공연’을 시연하며, 관람객과 함께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전통 풍물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체험한마당’은 전통놀이와 전통문화 체험으로 꾸며진다. 이번 한가위 한마당 행사장 곳곳을 누빌 ‘떴다! 박물관 퍼포먼스팀’은 관람객과 제기차기와 게임 등 즉석 대결을 펼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웃음과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물관 전시실을 체험하고 박물관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다니며 부모에게는 향수를, 아이에게는 즐거운 체험을 선물할 ‘박물관 보물찾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야외 광장에서는 평소 아이들이 접하기 어려운 투호, 제기차기, 널뛰기, 떡메치기 등 전통놀이와 솟대, 곤충목걸이, 전통탈 만들기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먹거리한마당’ 조선시대 장터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엽전 환전소로 운영된다. 엽전으로 식혜, 수정과, 전, 엿, 떡 등 옛날 먹거리를 구입해 맛볼 수 있다.
‘한가위 한마당’ 다음날인 17일 오후 2시에는 박물관 로비에서 재능나눔콘서트 ‘가을의 향기’가 열린다. 이날 콰르텟 현악 4중주 클래식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 서울대공원 전통행사냐 호숫가영화제나 이것이 문제로다
서울대공원에서는 풍성한 한가위 행사로 전통 문화공연과 다양한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한가위 한마당’ 행사를 오는 15일~16일 이틀간 개최한다. 17~18일에는 시민이 직접 뽑은 4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호숫가 영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가위 한마당’은 15일과 16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각각 택견마당놀이와 과천무동답교놀이를 진행한다. 경기도 무형문화제 제44호인 과천무동답교놀이는 정조대왕 능행길을 환송하던 무동놀이에 농악과 마당놀이가 더해진 것으로 관람객에게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추석의 정겨움을 선사한다.
동물원 정문과장에서는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전통놀이가 펼쳐진다. 자녀와 함께 엄마, 아빠가 어릴 적 즐겼던 ‘널뛰기’, ‘투호’와 ‘버나 돌리기’, ‘사방치기’, ‘왕제기차기’ 등 다양한 놀이를 함께하는 공간이 제공된다. 한국의 전통놀이와 함께 미국의 유령권투, 중국의 콩주, 스코틀랜드의 컬링 등 외국의 전통놀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캘리크라피 전문가와 함께 하는 좌우명 쓰기마당도 열린다.
호수둘레길 호수광장에서는 서울시민들이 직접 선정한 4편의 영화를 250인치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17일에는 로베르트 베니니 감독·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건축학개론’, 18일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국제시장’을 관람할 수 있다. 돗자리 지참은 필수다.
◆ 운현궁서 비누송편 만들기, 만복 부적 찍기, 전통민속놀이 체험해 볼까
운현궁에서는 14일부터 16일까지 시민과 관람객의 만복을 기원하는 2016 병신년(丙申年) 만복운집 ‘운현궁 한가위 잔치’가 열린다. 사적 제257호 운현궁은 조선조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즉위 전 12세까지 살았던 곳이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로서 정치활동의 근거지가 되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이번 한가위 잔치는 다양한 전통공연이 포함된 ▲공연마당 ▲남은 한해의 만복을 기원하는 만복운집 마당, 만들기 체험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마당으로 구성된다.
한가위 당일인 15일 오후 2시에는 ‘우리가락 우리소리 한마당’ 공연과 16일 오후 2시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이 준비돼 운현궁을 찾는 많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2016년 한가위를 맞아 펼쳐지는 만복운집 마당에서는 만복 부적찍기, 소원가득 담은 비누 송편만들기 등 남은 한해의 만복을 기원하는 행사를 14일부터 진행한다.
체험마당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한복의 완성인 갓, 배씨댕기 등 전통쓰게 만들기 등 가족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15일 오후 3시에 진행되는 ‘가족 대항 한가위 윷놀이 대회’는 사전 선착순 모집을 통해 선발된 8가족이 참여하는 경연대회로, 참가 가족들은 우승을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 연휴 마무리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16거리예술존’ 특별공연으로
한가위 명절 마지막날인 18일 오후 1시부터 5시 40분까지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 2016거리예술존 특별행사로 ‘함께와락!콘서트’가 개최된다.
‘함께와락!콘서트’는 한가위 명절 마지막날 연휴를 마무리하는 시민들에게 활력과 문화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행사다. 이날 서울광장은 서울시 거리예술단과 전문공연단이 한 무대에서 만나 전통연희부터 록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치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 서울시 거리예술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거리예술가 10팀과 전문공연단 2팀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1부 공연은 오후 1시부터 서울 거리예술단 ‘김정란경기 소리연구원’, ‘신용남’, ‘S2’, ‘줌마밴드 통노마’ 등 5팀의 거리예술단 공연과 멤버의 개개인이 전통연희의 명인인 연희집단 ‘the광대’의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공연이 진행된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2부 공연은 ‘7080행복한사람들’, ‘이상한 나라의 달리스’, ‘은하예술단’, ‘이매진’, ‘제리밴드’ 등 서울 거리 예술단과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고 각종 음악페스티벌의 주요 출연진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실력파 밴드 ‘몽니’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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