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대한항공에 한진해운 지원 강제해선 안돼"
한진해운[117930]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라는 이유로 대한항공[003490]에 출연 등 지원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한경연 대회의실에서 '물류대란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좌담회의 좌장을 맡은 배상근 한경연 부원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물류대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한항공 측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배 부원장은 "법적으로나 회사경영 측면에서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에 대해 대주주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주주에 대한 출연 강요는 초법적 요구"라며 "채권단이 법적 근거도 없는 '주주의 무한책임'을 강요하고 있어 회사법상 주식회사 제도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법정관리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무를 조정하는 것인데 이미 자기 손을 떠난 회사를 대주주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진해운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진그룹의 출연을 요청하는 것은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에게 배임을 강요하는 셈"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토론자인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조양호 회장이 4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은 어느 정도 진 게 아니냐"며 "여기에 더해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대주주라는 이유로 유한책임의 범위를 넘어서는 출연을 강제하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연 교수는 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대주주가 된 것이 조선·해운업이 이미 부실화된 2014년이므로 지난 2년간의 경영이 부실화를 초래한 것은 아니라면서 "경영진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때문에 발생한 부실에 대해 경영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가가 거시적 측면에서 미래 전략을 갖고 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물류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에 국가 차원의 물류 문제를 맡기거나 책임지게 하는 것은 역할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동현 평택대 무역물류학과 교수는 "해운업은 해양물류를 넘어 외교·안보, 신해양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확장성이 있는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이라며 "이런 산업을 금융적 시각에서만 접근해 지원에 인색했던 것이 오늘날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진해운 사태를 바라보는 채권단의 시각이 부실기업을 정리한다는 차원에 머물러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해운업이나 해양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의 접근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한진해운[117930]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라는 이유로 대한항공[003490]에 출연 등 지원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한경연 대회의실에서 '물류대란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좌담회의 좌장을 맡은 배상근 한경연 부원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물류대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한항공 측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배 부원장은 "법적으로나 회사경영 측면에서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에 대해 대주주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주주에 대한 출연 강요는 초법적 요구"라며 "채권단이 법적 근거도 없는 '주주의 무한책임'을 강요하고 있어 회사법상 주식회사 제도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법정관리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무를 조정하는 것인데 이미 자기 손을 떠난 회사를 대주주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진해운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진그룹의 출연을 요청하는 것은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에게 배임을 강요하는 셈"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토론자인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조양호 회장이 4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은 어느 정도 진 게 아니냐"며 "여기에 더해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대주주라는 이유로 유한책임의 범위를 넘어서는 출연을 강제하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연 교수는 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대주주가 된 것이 조선·해운업이 이미 부실화된 2014년이므로 지난 2년간의 경영이 부실화를 초래한 것은 아니라면서 "경영진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때문에 발생한 부실에 대해 경영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가가 거시적 측면에서 미래 전략을 갖고 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물류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에 국가 차원의 물류 문제를 맡기거나 책임지게 하는 것은 역할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동현 평택대 무역물류학과 교수는 "해운업은 해양물류를 넘어 외교·안보, 신해양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확장성이 있는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이라며 "이런 산업을 금융적 시각에서만 접근해 지원에 인색했던 것이 오늘날 물류대란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진해운 사태를 바라보는 채권단의 시각이 부실기업을 정리한다는 차원에 머물러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해운업이나 해양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의 접근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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