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이화여대에서 본관 점거 농성이 벌어진 지 오늘(3일)로 일주일이 됐습니다.
본관 점거라는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와 학생 측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인데요,
교육부를 출입하는 이정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1 】
연일 이화여대 관련 기사로 도배될 정도로 이슈가 커졌습니다. 일단 이번 사태의 원인인 평생교육 단과대 설립이 뭔지부터 짚어주시죠.
【 답변 】
연구실에서나 필요한 학문이 아닌 현장에서 써 먹을 수 있는 공부를 시키는 곳입니다.
「이대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웰니스산업 전공, 융합설계 전공을 개설했는데요, 여기선 문화 콘텐츠 제작이나 건강이나 패션 산업 종사자들을 키워 학사 학위를 줍니다.」
「전국에는 이대 미래라이프대를 비롯해 총 10개 대학이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학 대상자는 30세 이상의 무직자나 실업계 고교 출신의 재직자입니다.
공부 시기를 놓친 성인들이 주말이나 야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학사모를 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 질문2 】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친구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좋은 취지인거 같은데 이화여대 학생들이 이렇게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 답변 】
이대생들은 학교가 교육부 지원금 때문에 돈벌이에 나섰다고 반발합니다.
실제로 교육부는 이 사업을 하는 학교에 30억 원을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 주장은 돈이 목적인 사업에 손을 댔기 때문에 학교가 사력을 다해 학사 관리를 할지 의문이라는 건데요,
결국 신입생과 재학생은 물론, 미래라이프대 학생도 피해를 볼 거라는 얘기입니다.
지금 본관 점거 시위가 일주일째로 접어 들었는데, 학생들은 학교가 이런 우려에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질문3 】
일각에선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벌주의나 순혈주의에 매몰돼서 고졸 재직자들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대생들이 본질적으론 이 부분 때문에 반발하는 건 아닌가요?
【 답변 】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졸 여성들이 이대 학사 학위를 받게 되면 학교 수준이 하락하는 것으로 이대생들이 판단하고 반대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런 지적은 주로 인터넷에서 댓글로 터져 나오는데요, 교육의 질적 저하나 학내 소통의 부재와 같은 얘기는 모두 핑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설사 일부 깔려 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학벌 중심주의가 팽배한데 유독 이대생들에게만 도덕적인 의무를 지울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의 갈등 양상은 이대생들의 이기심으로는 보기 어려운, 누적된 학내 문제가 엮여 있습니다.
개별 이대생들을 비난하는 시각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이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지적하고 있는데, 학교 측이 그간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이러는 겁니까?
【 답변 】
학생들은 무엇보다 학교가 자신들의 말을 안 들어준다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이런 불만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대는 올해 5월에 교육부가 진행하는 이른바 '프라임 사업' 대학으로 선정됩니다.
교육부에서 3년간 15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학교를 공대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때도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 얘긴 전혀 듣지 않고 사업을 신청했다고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 때에도 학교가 이런 일방통행식 학사행정을 또 되풀이했다는 겁니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소통했고 반대도 없었는데 지금 와서 무슨 얘기냐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번 점거농성 과정에선 총학생회 이외의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 질문5 】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해결 방법은 있나요?
【 답변 】
「 학교 측은 그제(1일)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학생 측은 논의 중단이 아니라 단과대 설치를 아예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학교는 교육부에서 승인까지 받은 마당에 설치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양측이 상대의 완전한 양보를 요구하다보니 돌파구가 안 나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점거 농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학생 입장에선 명분도 없이 농성을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학교가 경찰력으로 학생을 끌어내는 상황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주말 경찰력 투입 때에도 학생과 상당한 마찰이 빚어졌고 학교를 향한 비난도 적지 않았기 문입니다.
【 질문6 】
이대생들이 소녀시대 노래를 부르면서 시위를 했다고 하는데 보통 캠퍼스 내에서 볼 수 있는 시위 모습과는 달라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어떤 모습들이 눈에 띄었나요?
【 답변 】
지난 주말 본관을 점거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입니다.
영상 보시죠
(현장음)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기성 세대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걸그룹 노래가 웬말이냐"고 하겠지만,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생각은 달랐던 셈입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운동권에선 비장한 느낌의 민중가요를 부르며 시위를 했지만, 시대가 달라진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시위가 총학생회의 일사불란한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제가 어제 이대에 갔을 때 농성 학생들을 꽤 많이 만나 봤는데요, 모두 자신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현재 이대 시위는 총학생회가 일사불란한 지휘를 하는 것이 아니라 SNS로 뭉친 이들이 알아서 행동 방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소통하는 흐름이 본관 점거 농성이라는 고강도 시위를 유지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정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화여대에서 본관 점거 농성이 벌어진 지 오늘(3일)로 일주일이 됐습니다.
본관 점거라는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와 학생 측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인데요,
교육부를 출입하는 이정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1 】
연일 이화여대 관련 기사로 도배될 정도로 이슈가 커졌습니다. 일단 이번 사태의 원인인 평생교육 단과대 설립이 뭔지부터 짚어주시죠.
【 답변 】
연구실에서나 필요한 학문이 아닌 현장에서 써 먹을 수 있는 공부를 시키는 곳입니다.
「이대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웰니스산업 전공, 융합설계 전공을 개설했는데요, 여기선 문화 콘텐츠 제작이나 건강이나 패션 산업 종사자들을 키워 학사 학위를 줍니다.」
「전국에는 이대 미래라이프대를 비롯해 총 10개 대학이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학 대상자는 30세 이상의 무직자나 실업계 고교 출신의 재직자입니다.
공부 시기를 놓친 성인들이 주말이나 야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학사모를 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 질문2 】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친구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좋은 취지인거 같은데 이화여대 학생들이 이렇게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 답변 】
이대생들은 학교가 교육부 지원금 때문에 돈벌이에 나섰다고 반발합니다.
실제로 교육부는 이 사업을 하는 학교에 30억 원을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 주장은 돈이 목적인 사업에 손을 댔기 때문에 학교가 사력을 다해 학사 관리를 할지 의문이라는 건데요,
결국 신입생과 재학생은 물론, 미래라이프대 학생도 피해를 볼 거라는 얘기입니다.
지금 본관 점거 시위가 일주일째로 접어 들었는데, 학생들은 학교가 이런 우려에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질문3 】
일각에선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벌주의나 순혈주의에 매몰돼서 고졸 재직자들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대생들이 본질적으론 이 부분 때문에 반발하는 건 아닌가요?
【 답변 】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졸 여성들이 이대 학사 학위를 받게 되면 학교 수준이 하락하는 것으로 이대생들이 판단하고 반대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런 지적은 주로 인터넷에서 댓글로 터져 나오는데요, 교육의 질적 저하나 학내 소통의 부재와 같은 얘기는 모두 핑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설사 일부 깔려 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학벌 중심주의가 팽배한데 유독 이대생들에게만 도덕적인 의무를 지울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의 갈등 양상은 이대생들의 이기심으로는 보기 어려운, 누적된 학내 문제가 엮여 있습니다.
개별 이대생들을 비난하는 시각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이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지적하고 있는데, 학교 측이 그간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이러는 겁니까?
【 답변 】
학생들은 무엇보다 학교가 자신들의 말을 안 들어준다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이런 불만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대는 올해 5월에 교육부가 진행하는 이른바 '프라임 사업' 대학으로 선정됩니다.
교육부에서 3년간 15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학교를 공대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때도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 얘긴 전혀 듣지 않고 사업을 신청했다고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 때에도 학교가 이런 일방통행식 학사행정을 또 되풀이했다는 겁니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소통했고 반대도 없었는데 지금 와서 무슨 얘기냐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번 점거농성 과정에선 총학생회 이외의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 질문5 】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해결 방법은 있나요?
【 답변 】
「 학교 측은 그제(1일)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학생 측은 논의 중단이 아니라 단과대 설치를 아예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학교는 교육부에서 승인까지 받은 마당에 설치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양측이 상대의 완전한 양보를 요구하다보니 돌파구가 안 나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점거 농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학생 입장에선 명분도 없이 농성을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학교가 경찰력으로 학생을 끌어내는 상황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주말 경찰력 투입 때에도 학생과 상당한 마찰이 빚어졌고 학교를 향한 비난도 적지 않았기 문입니다.
【 질문6 】
이대생들이 소녀시대 노래를 부르면서 시위를 했다고 하는데 보통 캠퍼스 내에서 볼 수 있는 시위 모습과는 달라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어떤 모습들이 눈에 띄었나요?
【 답변 】
지난 주말 본관을 점거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입니다.
영상 보시죠
(현장음)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기성 세대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걸그룹 노래가 웬말이냐"고 하겠지만,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생각은 달랐던 셈입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운동권에선 비장한 느낌의 민중가요를 부르며 시위를 했지만, 시대가 달라진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시위가 총학생회의 일사불란한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제가 어제 이대에 갔을 때 농성 학생들을 꽤 많이 만나 봤는데요, 모두 자신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현재 이대 시위는 총학생회가 일사불란한 지휘를 하는 것이 아니라 SNS로 뭉친 이들이 알아서 행동 방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소통하는 흐름이 본관 점거 농성이라는 고강도 시위를 유지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정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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