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당했는데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지 않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추행을 당했는데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지 않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지난 8일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때는 저녁 9시 경, 글쓴이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중 산악 동호회 회원들이 버스에 줄줄이 탑승했다.
글쓴이는 “그 중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내 옆으로 와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았다”면서 “조금 불편해서 옆으로 조금 몸을 움직였고, 버스 벽이랑 저랑 맞닿을정도로 붙었음에도 옆에 있던 사람은 오히려 몸을 더 밀착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글쓴이는 그때부터 당황스러웠고 또 무서웠다고 전했다. 대낮이 아닌 밤중이라 버스에 사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사람은 계속 가까이 붙으며 다리도 쓰다듬고 툭툭 치면서 ‘좋다’는 희롱조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자리를 옮기겠다고 말해 그 자리를 겨우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집에 돌아온 후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털어놔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글쓴이는 근처 경찰서에 방문해 진술서를 작성하고 당시 있던 모든 일들을 경찰에게 설명했다.
해당 사실을 토대로 조사한 경찰은 며칠 후 글쓴이에게 연락을 했다.
지문 확인과 CCTV를 토대로 피의자를 신변을 확보했다는 것. 하지만 경찰이 피의자를 조사한 결과 당시 피의자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정신과 진료를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어 검찰 쪽으로 넘어가더라도 형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글쓴이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현행법 상 정신과 진료 기록이 있으면 검찰 쪽에서 처벌을 내릴 가능성이 상당 부분 적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글쓴이는 “만약 내가 아니라 여경의 언니 또는 부모님, 검찰의 아내 혹은 자녀가 이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성추행은 성추행인데 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고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토로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합의하지 마세요. 검찰들 쪽에 넘어갈 때까지 버텨서 1개월이라도 콩밥을 먹이세요” “처벌 강화 해달라는 탄원서는 못 넣나요? 같은 학교 학생들꺼 다 받으면 꽤 될 것 같은데 저런 사람들 크게 혼났으면 좋겠어요” “술을 마셔서, 정신과 병력이 있어서, 계획적이 아니라서, 우발적이 아니라서, 이렇게 봐주다보면 한도 끝도 없이 범죄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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