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최고액 지폐를 100배나 뻥튀기한 위조지폐로 15억원을 챙기려 한 환전사기단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미수, 위조화폐 행사 등의 혐의로 정모 씨(61) 등 7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씨 등은 지난 5월 말 가짜 쿠웨이트 지폐 40만 디나르(15억4000만원 상당)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지난 7일 부산에서 활동하는 환전상 장모 씨(38)를 속여 거액을 챙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쿠웨이트의 옛 지폐인 20 디나르(7만7000원 상당)와 같은 모양으로 위조된 2000 디나르(770만원 상당)짜리 지폐 200장을 범행에 이용했다. 쿠웨이트 화폐 가운데 최고 단위는 20 디나르이기 때문에 2000 디나르짜리 지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쿠웨이트 지폐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생소한 데다가 중소기업 대표, 여행사 대표 등이 가담한 사기단의 현란한 말솜씨에 환전상 장씨는 속아 넘어갈 뻔했다.
실제 장씨는 지난 7일 환전하려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기까지 해 현금 15억원을 마련했다가 막판에 이상한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평소 자주 거래하는 모 은행 지점장이 “아무래도 수상한 것 같다”고 조언한 덕분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 등 사기단 7명은 각각 서로 전혀 모르는 점조직을 만들어 계획에 차질을 빚어 수사대상이 될 경우를 대비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에 성공하면 어떤 경로로 현금을 옮길지 구체적인 계획을 짠 뒤 부산역과 서울 논현동 등 각 길목마다 1∼2명을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위조지폐를 제조한 제조책과 밀반입한 경로, 구체적인 시기 등을 추적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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