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 2명을 유기하고 방임해 구속된 40대 엄마가 수년째 실종된 자신의 큰 딸을 찾지않은데다 현재까지 딸의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서 발생한 초등생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30대 부부와 자신의 딸을 때려 사망하자 수개월동안 시신을 방치한 목사 부부에 이어 또다시 아동학대로 인한 자녀가 살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자신의 딸 2명을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박모(42·여)씨를 구속하고 큰 딸의 소재파악에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자신의 딸 2명중 A(12)양은 실종상태이고, B(9)양은 미취학 시킨 혐의다. 박씨는 당초 경찰에 교육적 방임으로 구속됐으나 이후 경찰 조사에서 큰딸이 4년째 실종상태인 점, 박씨가 큰딸의 실종사실을 숨겨온 점 등이 드러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큰딸이 말을 안들어 공원에 버렸다, 인근 야산에 버렸으나 집으로 찾아오지 않았다” 등 아동 유기 진술을 했다. 특히 경찰은 박씨나 두 딸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이 수년째 나오지 않는 등 생활흔적이 없고, 여러차례 유기했다는 진술을 들어 아동학대나 유기로 인해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업무를 여청계에서 강력계로 이관했다. 또 지난 5일 이후 경기도 용인의 한 야산을 수색하는 등 A양의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09년 1월께 서울에서 거주하다 빚 독촉으로 딸 2명을 데리고 집을 나와 경기도 인근의 친구 집 등을 돌아다녔다. 가출 이후 거주지는 딸의 아버지인 김모씨가 연락이 끊긴 두 딸의 취학 등을 고려해 자신의 고향인 고성군에 주소 등록을 했다. 박씨는 가출 이후 경기도 용인의 친구집에서 거주하며 휴대폰 대리점 등의 직원 등으로 근근히 생활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초 천안의 한 막걸리 공장 숙직실에서 둘째 딸과 생활해 오다 이번 교육부 일제조사에서 장기미출석 및 미취학 아동에 대한 일제조사에 의해 지난 1월 28일 경찰에서 소재파악이 이뤄졌다. 당시 박씨와 작은 딸은 허름한 공장 숙직실에서 지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교육적 방임도 있지만 큰 딸의 실종에 크게 관여한 의심이 들어 구속됐다”며 “박씨를 포함해 박씨와 함께 생활한 친구 등 관련자 6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큰딸이 학대와 방임에 의해 사망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시신유기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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