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기사로 채용해주겠다며 100명에 가까운 구직자들에게서 10억 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5일 “화물차를 구입해 기사로 일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차량 계약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바지사장’을 앞세워 유령 물류회사를 차려놓고 2010년 1월부터 작년 4월까지 모두 98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일당은 인터넷 생활정보지에 낸 화물기사 구인공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1t 화물차를 구매하면 배송기사로 채용해주고 400만∼600만원의 월수입과 4대 보험을 비롯해 상여·퇴직금, 유류비, 식대 등을 보장하겠다고 꼬드겼다.
이들은 구직자들에게 차량 계약 서류를 내밀어 믿음을 샀다. 이 서류는 자동차 회사에 “앞으로 차량을 많이 주문하겠다”며 50여 만원의 계약금만 내고 미리 받아놓은 것이었다.
대부분 서민인 피해자들은 고수익이 보장된 직장을 얻는다는 생각에 덜컥 계약금 200만원을 건넸다. 차량 대금을 미리 내겠다면서 2000여만원을 낸 피해자도 있다.
김씨 일당은 구직자들에게 차량을 인도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면 잠적한 뒤 다른 곳에서 새 사무실을 여는 방식으로 모두 세 차례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전에도 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징역형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법인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도주하기 전 사무실에서 자신의 지문을 모두 지우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꼬리를 밟혀 붙잡였다.
경찰은 공범 김모(38·여)씨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최모(53)씨 등 5명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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