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나친 남성혐오로 이슈화되고 있는 여성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 큰 골칫덩어리가 등장했다. 메갈리아 회원이 자신의 글을 삭제해도 그 기록이 남도록 한 사이트가 나타난 것이다.
지난 25일 메갈리아에 1분 이상 게재된 모든 게시글과 댓글을 저장하는 ‘세이브메갈리안’이라는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당초 메갈리아는 여성 혐오가 강한 ‘일베’(일간베스트)를 미러링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미러링은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모방해 잘못을 인지시킨다는 의미다. 하지만 메갈리아의 남성 혐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메갈리아에 대한 비판도 들끓고 있다.
최근 메갈리아에도 일베처럼 과도한 수위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회 문제시되는 일이 잦아졌다. 메갈리아의 회원이 해당 글을 삭제하는 데 대비해 원 게시글을 다른 장소에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게 이 사이트의 취지다. 메갈리아에서 원본 글을 삭제하더라도 세이브메갈리안 사이트의 글은 삭제되지 않는다.
세이브메갈리아의 글을 삭제하고 싶으면 300달러, 숨기기(블라인드)하고 싶으면 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즉 메갈리아 회원이 자신이 쓴 글을 인터넷 상에서 완전히 삭제하고 싶으면 세이브메갈리아에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결제는 자금 추적이 불가능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만 할 수 있고 서버는 외국에 있다.
사실 이같은 형태의 사이트는 일베에도 있다. ‘세이브일베’도 일베 게시글을 저장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글을 삭제하려면 100달러를 내야 한다.
세이브메갈리아가 메갈리아를 긴장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익명글도 검색이 된다는 것이다. 메갈리아의 보안상 문제점을 공략해 익명게시판에 쓴 글도 아이디를 찾아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메갈리아에 소아성애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네티즌들은 세이브메갈리아를 통해 이 회원이 과거 익명게시판에 올린 글을 추적해 글쓴이가 유치원 교사라는 사실을 밝혀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