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낚시꾼 "잘 가고 있다"거짓말…해경 입장은?

돌고래호 낚시꾼 "잘 가고 있다"거짓말…해경 입장은?

제주 추자도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 사고의 해경 초동조치가 늦어진데는 승선자 명부에 이름은 있었지만 탑승하지 않은 한 낚시꾼의 거짓말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해경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돌고래호 사고 당일인 5일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와 같은 시각 전남 해남군 남성항으로 가기 위해 추자항(상추자)을 출항한 돌고래1호(5.16t·해남 선적)는 날씨가 좋지 않자 추자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추자항에 도착한 돌고래1호 선장 정모(41)씨는 8시께 추자항 추자출장소를 찾아 입항신고를 했습니다.

그는 입항신고를 하면서 해경에 "돌고래호 선장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말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연락두절에 대한 정식 신고를 한 것은 아니었다는게 해경의 설명입니다.

추자도 주변에는 전화가 터지지 않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 선장은 입항신고를 한 뒤 출장소를 나와 계속 돌고래호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역시 연락이 닿지 않자 8시 40분께 동료 선장 등과 함께 해경을 찾아 "(돌고래호와)연락이 닿지 않는다.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항적기록을 보자"며 정식으로 신고했습니다.

해경은 V-PASS를 통해 돌고래호의 위치신호가 5일 오후 7시 38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ｍ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것을 확인했습니다.

추자출장소는 하추자도 신양항에 있는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에 보고했습니다. 해경은 승선원 명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순서대로 연락을 하며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A씨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A씨는 돌고래호 승선원 명부에 이름이 올랐으나 실제는 배에 타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해경의 연락을 받은 A씨는 "돌고래호를 타고 해남 쪽으로 잘 가고 있다. 괜찮다"고 말을 했다는게 해경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승선원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배에 타지 않았기 때문에 혹 승선원명부 허위 기재 등 이유로 돌고래호 선장에게 불이익이 갈까 봐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의 말을 믿은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는 돌고래호가 사고가 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A씨와의 대화 내용을 추자출장소에 통보했습니다.

이후 해경은 승선원 명부에 오른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받지않았습니다.

A씨는 해경과의 통화이후 돌고래1호 선장인 정씨와 통화를 갖고 상황을 문의한뒤 다시 해경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 관계자는 "A씨는 해경과의 일차통화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 해양경비안전센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배에 타지 않은 사실을 알려왔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이날 9시 3분께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상황실에 신고했고, 즉각 민간인 자율선박 5척을 동원해 정밀검색에 들어갔다. 추자도 예초리 해상에서 마지막 V-PASS 신호가 잡힌 오후 7시 38분 이후 1시간 20여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같은 상황 설명은 초동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한 해경의 해명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연합뉴스는 A씨의 해명을 듣기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