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내달 3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부산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최근 조 전 청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조 전 청장은 경찰 승진 등 인사 청탁 등을 대가로 부산의 건설업체 대표와 농협 조합장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실소유주 정모 씨(51)에게서 “경찰관 인사 청탁 등과는 무관하게 조 전 청장에게 선의로 5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조 전 청장에게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조 전 청장과 정씨를 대질 심문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씨가 건넸다고 주장하는 돈의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입증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은 또 경찰관 승진 청탁과 함께 친구에게서 돈을 전달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한 부산 모 농협 조합장 A 씨(60)와 조 전 청장의 금전거래 의혹도 수사할 예정이다.
조 전 청장과 중학교 동기인 A씨는 또 다른 중학교 동기에게서 “알고 지내는 경찰관의 승진을 조 전 청장에게 부탁해 달라”는 말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이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승진 청탁과 함께 경찰관에게서 거액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한 전 건설업자 임모 씨(67)와 조 전 청장간의 의혹도 조사할 예정이다.
조 전 청장은 “나는 인사청탁 등을 받으며 돈을 받는 파렴치범이 아니다”라며 “인사청탁도 돈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검찰에 출석해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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