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을 받는 남자 프로농구 전창진(52) 감독이 11일 직접 경찰서에 나와 조속히 자신을 소환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 감독이 경찰과 사전 협의 없이 이날 오전 11시께 변호사 2명을 대동하고 경찰서에 출석해 수사 책임자를 만나 이같이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약 1시간 넘게 경찰과 면담해 “구단 일을 해야 하는데 경찰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의혹만 쌓이고 있다”며 “하루빨리 조사를 받고 정상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전 감독 변호인은 지난 8일에도 경찰서를 찾아와 소환 조사를 빨리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구단과 선수 등 참고인 조사를 벌여온 경찰은 전 감독의 출국을 금지하고, 참고인 조사와 경기 분석을 하며 그의 소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 전 감독의 요청과는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선수 조사를 마무리 지은 뒤에 전 감독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 감독에게 선수들을 먼저 조사한 다음에 순서에 따라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방침을 전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이날 경찰과 면담 후 경찰에 나온 목적을 묻는 취재진에 “빨리 조사를 받고 싶어서 왔다”며 “소환을 빨리 해달라고만 부탁하고 왔다”고 답했다.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선 “그런일 없다”고 두 차례 강하게 부인했다.
2014∼2015시즌 KT 감독을 맡은 전 감독은 지난 2월말∼3월 5개 경기에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어 2배 가까운 부당 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 감독이 3∼4쿼터에 후보 선수를 투입해 일부러 패배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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