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대구와 인천 지하철 전동차에 ‘대형 낙서(그라피티·graffiti)’를 그린 외국인들이 서울 강남일대 지하철에도 같은 낙서를 한 뒤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대구·인천·서울의 지하철 전동차에 대형 낙서를 한 혐의(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로 그리스인 C(24)씨와 독일인 B(29)씨를 쫓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지난 8일 인천지하철 국제업무지구역 전동차와 지난 10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사월역 전동차에 분무기로 로마자 ‘BLiND’라는 단어를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한 렌터카 업체에서 승용차를 빌리고 서울 홍익대학교 앞 화방에서 검정·초록·분홍·흰색 스프레이를 구입했다.
이들이 빌린 승용차는 10일 오후 김해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며 반납했으며, 홍콩을 경유해 각자 자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지난 3월 8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나흘 뒤인 12일 서울지하철 신논현역 전동차 전면·측면 유리에도 같은 단어를 남긴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대구에서는 지하로 통하는 외부 환풍구를 뜯어내 지하철로 침입한 것으로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 드러났다.
서울과 인천에선 외부 환풍구는 뜯어냈으나 그외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아 경찰이 여전히 침입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세군데 낙서 모양과 형태가 똑같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들이 서울과 인천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지하철에 침입해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에 이들을 수배했다. 또 법무부에 이들이 국내에 입국할 때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들 가운데 B씨가 2013년부터 우리나라에 두 차례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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