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이 된 종현(가명)이는 출생 이후 총 49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간에 생긴 종양 때문이다. 부모나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항암치료의 경과를 보려면 CT 검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소아환자의 CT검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팀은 2006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5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3차례 이상 받은 15살 미만의 소아 931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누적 노출량을 분석한 결과, 중앙값이 5.4mSv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CT를 한 번도 찍지 않은 사람이 일상생활 중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연간 자연 방사선 피폭량 2.5mSv의 갑절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의료장비를 이용한 아이들임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노출량이 많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 가운데 5년간 축적 방사선 노출량이 30mSv를 넘어 집중관리가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2%에 머물렀다.
특히 CT 시행 횟수, CT 검사시 나오는 방사선의 양, CT 검사를 받는 소아의 질환에 따라 축적되는 방사선 노출량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악성 종양의 경우 CT 검사 당 방사선 노출량과 CT 시행 횟수가 모두 높았다. 반면 간이식 관련 질환은 CT검사 당 높은 방사선 노출량이, 수두증은 잦은 CT 시행 횟수가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현우 교수는 “종현이의 경우 현재까지 축적된 방사선 누적 노출량이 많기 때문에 CT검사 대산 전신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의 다른 대안을 찾는 게 권장된다”면서 “하지만 종현이는 49차례나 CT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누적 방사선량이 많은 경우였고, 나머지 약 98%의 아이들은 예상보다 방사선 피폭의 위험성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CT가 필요한 경우에는 진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선량 CT를 이용하거나, 가능하다면 방사선 노출이 없는 초음파나 MRI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병원별로 방사선 노출에 의한 위험을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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